[19金 Talk] 나와 우연...보고 싶다 친구여! ①

권일구 / 2022-12-02 11:14:18

19金 Talk’는 편집장이든 구독자이든 누구든지 자유로운 주제를 통해 갑갑하거나 닫힌 마음, 즐겁거나 슬픈 나만의 이야기를 한 주를 마감하는 금요일 열어보자는 뜻으로 마련한 장소입니다. 해브투 뉴스는 단순히 취재와 보도 끝나지 않고 서로의 기쁨과 아픔을 공유하며, 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열린 소통의 모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편집자의 주)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가왕으로 불리는 조용필의 ‘친구여’ 첫 소절이다. 정말 지금 친구를 그리는 나의 마음과 딱 맞는 소절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친구를 하늘로 보낸 지 벌써 9년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자신의 12월 생일을 보내고 다음날 생을 마감한 친구다. 변변치 못한 장례를 치른 그. 지금 저승의 어느 곳을 한(恨)을 앉고 떠돌지, 아니면 좋은 곳에 자리 잡아 흐뭇한 표정으로 이승의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친구와 함께 했던 북한산 모습 출처=해브투뉴스

 

지금으로부터 약 10여 년 전, 필자는 정말 이상한 경험을 했다. 몸이 아파 일찍 조퇴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 보다. 몸이 마치 무거운 바윗돌에 눌리는 것 같아 눈을 뜬 순간 형체를 알 수 없는 무엇이 나의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너무 놀랐고 순간 정신이 바짝 들었다. 마음을 진정 시키기도 전에 한 장례식장의 전화를 받았다.

“000 친구시죠? 000 장례식장으로 오세요”. 거짓인 줄 알았다. 그리고 장난이길 바랐다. 내가 보낸 생일축하 문자도 아직 안 읽은 녀석이 생을 마감했다는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정신없이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친구 와이프 A씨는 아무런 말도 없이 나에게 지갑을 건냈다. 지갑속에는 신분증과 내 이름이 커다랗게 적힌 노란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어찌된 일인가 영문을 물었지만, A씨도 모른다는 말 뿐. 이상한 생각에 관할 경찰서를 찾았다. 법적으로 와이프인 A씨 외엔 나에겐 어떤 얘기도 해주지 않았다. A씨에게 묻고 또 물었다. 어찌됐던 친구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자신을 찾아 내가 장례를 치러주길 바랬던 모양이다. 필자는 미신을 믿지는 않지만 그때서야 “아! 이 녀석이 나를 찾아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연락을 끊어 미안함이 가득했다. A씨와 혼인신고를 마친 친구는 가족과도 연락을 끊은 지 오래 였다.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셨고, 이후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어머니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는 소식만 들어 나 역시도 어디에 살고 계시는지 알 수가 없었다.
관할 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내 입장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당시 떠 오른 생각은 바로 친구의 직장이었다. 이력서를 뒤져보면 분명 주소가 있을 것이라 판단됐고, 친구 직장분들의 도움으로 어머니를 결국 찾아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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