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브투 뉴스는 ‘다함께 행복하자’(HaveTo Single Happiness)라는 슬로건을 토대로 우리 모두의 목표인 ‘행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행복EASY는 “이런 것이 행복이지, 행복은 쉽지” 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전문가를 비롯해, 한부모들의 삶을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행복은 정말 가까운 곳에 있다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는 공간입니다. (편집자의 주) *한부모 인터뷰 경우, 실제 사례를 통해 각색과 가명을 써야하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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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더 열심히,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한 K씨. 출처=해브투뉴스 |
“누구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이 행복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저는 30대 초반의 4명의 아이를 둔 한 가족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시부모님께 사랑받고 있는 며느리입니다. 지금의 남편은 저와 만나기 전 이혼을 한 상태였고, 저는 미혼모였습니다. 당시 저희는 각각 아이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네 명의 자녀가 있는 다둥이 엄마가 됐네요.
저희는 동갑내기 부부로, 친목을 도모하는 한 카페에서 만나 이렇게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미혼모로 있었던 시절 아이를 입양 보내려 했지만, 저 역시도 원래 가족이 없었던 고아로 자라다 보니 애한테 만큼은 한 명의 가족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키우게 되었습니다. 정말 잘 한 선택이었죠.
저 스스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모자원에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성심 모자원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좋은 선생님과 훌륭한 원장님 덕분에 아이와 저는 힘과 용기를 얻어 세상과 소통하며 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퇴소를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된 것이죠. 모자원에서의 좋은 기운이 이어졌나 봅니다.
더욱이 애 아빠의 아이(둘째)와 제 딸아이(첫째)의 나이터울이 비슷해서 아이들끼리는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10개월 차이. 아빠의 존재를 몰랐던 첫째 아이는 너무도 좋아했습니다. 엄마의 기억을 알고 있는 둘째와는 나름 어려움이 있지만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나 아이가 한번은 겪어야 할 일이니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인연이란 이런 것인가 봅니다. 저는 남편과 사귄지 한 달도 채 안 돼 시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얼떨결에 남편의 가족분들 얼굴을 보고 인사를 하게 됐고, 큰 애가 지금의 애 아빠와 너무도 닮았다며 가족들이 남편에게 추궁했다고 하더군요. “너 사고쳤니?”라고 말이죠. 시댁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인연”이라고 하시면서 인정해 주셨습니다. 물론, 처음엔 서로가 서먹하고 불편함을 겪었지만, 지금은 너무도 잘 챙겨주시고 좋아해 주십니다.
가정이 있으면 이 사람한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혼자는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그런 공간이 있습니다. 둘이 있어도 그럴 텐데 혼자 있으니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습니다. 내가 못하는 것을 이 사람이 해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빈 공간은 서로가 채워주면 됩니다.
큰 아이를 보니 정말 결혼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가족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저는 가족이 아무도 없는데, 아빠가 생기면서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등 가족이라는 개념이 생겼습니다. 시설에 있었을 때를 회상해 보면, 명절만 되면 그들은 가족을 만나러 떠났습니다. 덩그러니 남아 있는 저와 딸아이는 고작 박물관에 들러 구경만 하는 게 다였습니다. 정말 쓸쓸했습니다.
현재 저희 부부는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초등학생인 첫째와 둘째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서울보다는 시골생활이 더 맞는 것 같다며 오히려 더 크면 서울로 오겠다고 합니다. 저희는 큰 애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더욱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과거에 얽매이지 말았으면 합니다. 한 번의 실패 때문에 무섭고 두려워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또 실패하고 상처받을까봐 만남을 회피합니다. 사람을 만나던 만나지 않던 간에 선택은 당사자의 몫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후회는 하지 말라는 충고입니다.
저는 가족이 없었고, 그래서 가족이 더 절실했습니다. 갑자기 생긴 대가족은 저에게 버겁긴 했습니다. 그래도 가족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선택에 있어서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투정도 부릴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 정말 행복합니다. (K씨. 여 3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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