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金 Talk] “나와 아이에게 한결 같은 모습,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전진혁 기자 / 2023-02-03 08:46:23

‘19金 Talk’는 편집장이든 구독자이든 누구든지 자유로운 주제를 통해 갑갑하거나 닫힌 마음, 즐겁거나 슬픈 나만의 이야기를 한 주를 마감하는 금요일 열어보자는 뜻으로 마련한 장소입니다. 해브투 뉴스는 단순히 취재와 보도 끝나지 않고 서로의 기쁨과 아픔을 공유하며, 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열린 소통의 모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편집자의 주)

  성심 모자원 내 시설 모습 출처=해브투뉴스

 

나는 성심모자원 입소자였다. 우리나라에 한무보가족복지시설이 있는지 몰랐다. 또한, 가정폭력 등 다양한 이유로 이혼한 가정, 몇몇 이기적인 남성들의 무책임함으로 이렇게나 많은 미혼모 가정이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여러 사회복지기관과 사각지대에 있는 한부모가정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성심 모자원(이하 모자원)에 입소했을 때만해도 지난 시간들을 겪으면서 우울감도 심해졌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 온갖 감각들이 각성 되어 있었고 지극히 사소한 것들에 민간하게 반응하게 돼 스트레스 지수가 높고, 전문가의 상담 등이 필요한 상태였다. 이럴 때 마다 이곳에서는 나와 아이를 위해 상담지원, 놀이치료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 원장님과 선생님의 한결 같은 모습은 우리가 마음의 문을 열게 된 계기가 됐다.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렵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사람을 마주치는 것이 싫어 등원 및 출근하는 아침은 정말 끔찍했다. 하지만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묵묵히 인사를 해주는 국장님, 버선발로 나와 맞아주고, 자녀프로그램 때마다 즐겁게 놀아줬던 과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항상 피곤한 기색도 없이 어머니들과 자녀들을 인솔해주고, 하나라도 더 후원물품을 챙겨줬던 대리님께도 감사하다. 건물 내 먼지 하나 없게 늘 청소해주는 관리자 선생님을 볼 때면 정말 값으로 환산하지 못할 다정함으로 매일 치유되고 돌보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심모자원 내 시설 모습 출처=해브투뉴스

 

지금은 거의 퇴소하고 없지만, 아무런 조건도 없이 나에게 과일이나 음식, 작아진 아이의 옷이 생기면 제일 먼저 연락해 나눠주고 함께 먹자던 어머니들. 지나고 보니 너무나 감사하면서도 당시 못난 나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점차 우울증도 나아지고 자존감도 회복된 후 의심 없이 남을 믿고, 되받을 것 계산하지 않고 베푼다는 것에 대해 골몰하는 중에 원장님은 사회복지 공부를 권했다. 어렵고 시간도 꽤 걸리지만 나의 적성에 잘 맞을 것 같고, 보람을 느낄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장장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견디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모자원의 원장님을 비롯해 많은 선생님들이 발로 뛰어지고 애써준 덕분이다. 고생에 대한 보상은 사회복지기관 입사로 이어졌다.

지금 내담자들을 만나고 대할 때면 원장님과 국장님, 선생님들이 떠오른다. 시의적절하게 도움을 주고, 나와 아이에게 한결같이 대해줬던 변함없는 모습들이 생생하다. 너무나도 감사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 곁에 있어줘 고맙다. 늘 건강하시길!

(성심 모자원 입소자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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