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답하라"
# 지난 4월 회사에서 정리해고 된 권 모(49세 남)씨는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들이 취업에 성공하면서 피부양자로 자격이 인정돼 건강보험료 만큼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피부양자격이 상실된다는 우편물을 받고, 부랴부랴 어떻게 된 일인지 국민건강보험 대표번호로 연락을 했지만 대기자가 많으니 다시 연락하라는 멘트와 함께 통화가 자동 종료됐다.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노조의 파업으로 국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전화업무가 불통이 되면서 애꿎은 시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딱히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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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해브투뉴스 |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3일 건보공단 콜센터 노동자로 구성된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노조가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건보공단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 민원 업무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전화연결이 안되거나 대기인원이 너무 많아 결국 연결이 끊기는 등 국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권 모(49세 남)씨에 따르면, 피부양자격상실 우편물을 지난 26일 우편함에서 확인했고, 정확히 28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수차례 건보공단 대표번호로 연락을 취했지만 “대기자가 많아 다음에 연락하라”라는 멘트가 끝나기 무섭게 통화가 종료됐다.
건보공단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상담사 연결도 어려웠다. 채팅봇은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고, 채팅 상담사는 연결 조차 되지 않았다.
하루를 버리고, 다음날 아들과 함께 서로 건보공단에 연락을 취했으나 역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에 해당 지역 건보공단의 담당 연락처를 알아내 직접 통화를 시도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권 모씨는 “지부의 경우 담당관이 분명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아무런 대답도 없다가 갑자기 고객센터로 연결하겠다는 멘트와 함께 전화가 넘어갔다”며 “이것 또한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 다음에 연락하라며 통화가 종료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이날 오전 약속을 미루고 시간을 내 지역 건보공단을 직접 방문했다. 이날 기자도 동행해 보니 업무 시작 전인 오전 9시 이전부터 이미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건보공단 대다수 직원들은 ‘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이라는 조끼를 입고 있었고, 비교적 차분하게 상담을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불똥이 튀어야 할 전화벨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왜 전화를 안 받느냐는 고객의 볼멘소리에 한 건보공단 담당자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니 안 되는 것”이라고 핑계를 댔다.
이에 파업하는 거 다 안다고 하니 그때서야 “건보공단 노조의 파업으로 유선상 업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대답했다.
권 모씨는 “단 몇 분을 상담하기 위해 반나절을 버려야 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도대체 이 파업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는 공단 역시도 약속을 제대로 지킨 것인지,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진작 통화만 됐어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시간이 없다”며 “이에 대한 보상은 도대체 누가 해줄 것인지 대답이라도 속시원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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