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브투 뉴스는 ‘다함께 행복하자’(HaveTo Single Happiness)라는 슬로건을 토대로 우리 모두의 목표인 ‘행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행복EASY는 “이런 것이 행복이지, 행복은 쉽지” 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전문가를 비롯해, 한부모들의 삶을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행복은 정말 가까운 곳에 있다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는 공간입니다. (편집자의 주) *한부모 인터뷰는 실제 사례를 통해 각색과 가명을 써야하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인천광역시 서구 가좌동에 살고 있는 J(45. 남)씨가 본지 기자에게 메일을 보낸 건 다름 아닌 딸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어렵게 약속을 정하고 미팅 장소로 나온 그의 모습은 왠지 모를 초초함으로 가득했다.
J씨는 5년 전 전처와 이혼을 하고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인천 모 중견기업의 중역으로 재직 중이다. 경제적으로 매우 풍족한 상태고, 소득도 꽤 높아 딸아이가 원하는 것은 대부분 다 해줬고, 본인의 노후와 딸아이를 위한 재테크에도 소홀함 없이 준비하고 있다. 엄마의 빈자리는 채워 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딸 만큼은 남들과 비교해 기죽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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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해브투뉴스 |
굳게 닫힌 딸의 입
J씨에 따르면, 딸이 올해 초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갑자기 말문을 닫아버린 채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J씨는 “딸은 불과 얼마전까지도 항상 살갑고 다정했으며, 저녁자리에서도 학교와 친구 얘기를 끊임없이 하는 일반 보통의 여자아이였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딸의 변화에 당황해 여러 차례 대화도 시도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묵묵부답이었고, 답답한 마음에 학교 선생님과도 수차례 상담을 해봤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학교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또래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다는데 집에 와서는 왜 입을 닫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J씨는 “가끔 친구들과 통화하는 걸 들어보면,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된다. 그때는 나한테 대하는 것과는 완전 달르다. 정말 해맑은 여중생같다”고 회상했다.
어떻게 물꼬를 터야할지
딸이 왜 유독 자신에게만 이렇게 냉대하고, 말을 안 하는지 도무지 미칠 지경이라고 한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 40대 중년의 친구들, 그렇다고 별로 친하지 않은 회사 여직원들에게 물어볼 수 도 없는 노릇이라 답답하기만 하다.
J씨는 “차라리 남자 아이라면 내가 어느 정도 소통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자아이라 어떤 방식으로 대화의 물꼬를 터야하는지 감 자체가 오지 않는다”며 “이혼 후 딸아이를 잘 키우겠다고 다짐했고, 그래왔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어디부터 잘 못 된 것인지 요즘은 정말 살고 싶지가 않을 정도다”고 가슴을 쳤다.
눈물을 보이며 자책을 하는 J씨에겐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기자가 조심스레 전문 상담사를 한번 만나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그런 전문 상담사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오히려 물었다. 사실 나조차도 뜬구름 잡는 식으로 말을 했던 것이고, 어느 기관에 문의를 해야 하는지 조차 난감했다.
J씨는 “나처럼 혼자 딸아이를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는 이런 어려움이 있을 때, 현실적으로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전부다”라며 “한부모가정이 사회에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식에게 소홀할까봐 더 키워서 사회에 내보내려 애쓰는데, 국가 차원에서 이런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통 창구 늘려야
J씨는 단지 한부모라는 사회의 편견 때문에 마음 편히 상담할 곳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경제적인 능력이 있어도, 항상 한부모라는 편견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보다 많은 한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정부가 마련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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