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기] 1일차...온 몸이 쑤신다
"걱정마, 난 O형 이거든"
전진혁 기자
haveto@havetonews.com | 2022-12-12 15:51:43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전국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5667명이다. 서울시는 같은 날 총 3910명이 발생했는데 이 중 한 명이 바로 나다.
누적 확진자가 총 2700만명이 넘었으니, 국민의 절반은 확진 됐다는 통계가 드디어 실감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벌써 3년이 되었는데, 여태껏 잘 견뎠는데, 결국 확진됐다.
한 달 전, 부모님의 확진에 이어 장인·장모님이 확진되더니, 아내까지. 잘 견뎠다 싶었는데, 처가 해제된 날, 내가 확진을 받았다.
증상은 11일 새벽에 느꼈다. 온 몸이 불편하기 짝이 없고, 허리가 너무 아파 몇 번을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살짝 미열이 있다는 그런 기분. 부랴부랴 일어나 진단키트로 간이 검사를 해봤지만 줄 하나. 음성이었다.
오전에 또 다시 온 몸이 쑤시고 머리가 깨질 정도로 아프기 시작했다. 또 간이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또 음성. 그 동안 식구 챙기느라 내가 좀 힘들었나 싶었다. 단순한 몸살이겠지 생각하고 아내가 격리 중인 작은 방으로 갔다.
“나 새벽에 몸이 너무 쑤셔서 검사 했는데 음성이야” 이 얘길 들은 아내는 바로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권유했다.
일요일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 나섰고, 나처럼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 좀 있었다. 웃픈건 이 분들 다 양성이라는 것이다. 약국에서 만났고, 나와 똑같은 약을 받아 온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애들이 걱정이 됐다. 엄마가 격리 중이라 막내인 딸내미를 내가 데리고 잤는데 이거 큰일이다. 초등학생인 막내는 이미 1년 전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한 적은 있지만,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많이 걱정된다. 그리고 저녁을 함께 먹은 큰 녀석도 걱정이다. 성인이 됐어도 내 눈엔 애다. 현재까지 아무런 증상은 없다.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
화장실이 딸린 안방에서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바이러스 제거 스프레이서부터 손소독제, 일회용 종이컵, 밀봉할 수 있는 쓰레기봉투, 마스크, 일회용장갑 등 모두 준비했다.
내 딴에는 바이러스 자체를 밖으로 안내 보내려 백방 노력 중이다. 마스크는 당연히 착용 중이며, 움직일 때마다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무슨 약이 이렇게 독한지 먹기만 하면 잠이 쏟아진다. 그러다 허리가 쑤셔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 중이다. 아직 목은 아프지 않지만, 서서히 기침이 나온다. 그리고 정신은 멍하다. 아마도 약 때문이겠지.
아내가 경험담을 쏟아냈다. “다른 건 몰라도 목은 아프지 마. 너무 아파 칼로 찌르는 것 같아”
“걱정마! 코로나도 O형엔 약하대”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 이다. 내일은 내 몸이 어떻게 될 지 나도 궁금해 진다. 확실한 건, 몸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고, 목소리도 잠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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