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EASY] “이젠 좋은 사람 만나야죠”
아이들은 나를 지탱해준 든든한 '버팀목'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삶 이어가야
전진혁 기자
haveto@havetonews.com | 2022-11-23 15:16:05
이혼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소홀’
주영 엄마를 힘들게 했던 사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 ‘가족에 대한 소홀함’을 꼽았다. 주영 엄마는 “돈이 없던 시절 정말 서로를 아끼고 누구보다 행복했었다”며 “그 동안 만지지 못했던 돈이 모이면서 남편의 외도와 폭음, 아이들을 향한 폭언은 참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떠나 가장 가슴이 아팠던 건 가족에 대한 ‘소홀함’ 이었다. 애가 아파도, 내가 아파도 철저히 외면했던 남편의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하루 이틀은 참을 수 있어도 변한 남편의 모습을 보고,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 이혼을 결정하기 전 날은 동네가 떠들썩하게 싸우고 또 싸웠다.
이혼 후 삶은 어려움의 연속
주영 엄마는 이혼 후 더 이상 동네에 있을 수가 없어 아이들만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이미 동네에 소문이 퍼진 터라 정말 가까운 지인들에게만 소식을 전하고 정이든 터전을 부랴부랴 떠났다. 워낙 재산이 없었던 터라 어떻게 생계를 꾸려가야 할지 막막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동네를 떠나면서 많이 울었다. 아이들에게도 미안했지만, 그동안 정든 동네를 떠나야 한다는 점과 가족보다 더 소중한 이웃과 멀어진다는 점, 그리고 너무나도 창피해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수 없다는 점이 가장 나를 힘들게 했다”며 “이제부터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 됐고,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하는 고민에 밤을 지세웠다”고 말했다.
악착 같이 보란 듯이 살겠다고 ‘다짐’
워낙 생활력이 강해 이것저것 해보자고 다짐한 그. 아이들만 생각하면서 돈이 될 수 있는 일이면 닥치는 대로 시작했다. 적어도 아이들은 굶겨선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5년 뒤 자신의 힘으로 가게를 직접 계약했다. 그는 “처음에는 월세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전세, 그리고 내 상가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나를 지켜준 아이들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누구보다 나를 응원하고 믿어 준 아이들이 너무나도 고맙다”며 울먹였다.
이혼 후 10년, “이젠 좋은 사람 만나고파”
세월이 참 빠르다. 안 갈 것 만 같았던 시간은 벌써 10년이 흘렀다. 아이들은 다 커 스스로 먹고 살 일은 다 마련했다. 지금 주영 엄마는 남은 인생의 삶만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런게 행복인가 보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이 또한 시간이 해결해 준다. 나의 행복은 ‘아이들’이었던 것 같다”며 “내가 힘들고 기댈 곳 없을 때 우리 아이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줬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도 다 컸고, 다 자기 살 곳을 찾아 곧 보내야 한다. 이제 나의 남은 인생은 좋은 사람 만나 함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부모들에게 한마디 “최선을 다하라”
주영 엄마는 이혼이라는 인생의 쓴 맛을 경험했지만, 매사 최선을 다하면서 쓴 맛을 단 맛으로 바꿨다. 그는 “당장은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그 순간을 포기하고 손을 놓아버리면 그 또한 절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며 “살고자 하면 길이 생긴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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