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유동화, 내년부터 전 생보사로 확대…월 지급형도 도입

노후 소득 공백 메우는 수단으로 제도 정착 여부 주목

김진주 기자

one_together@naver.com | 2025-12-26 09:58:53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이 내년부터 전 생명보험사로 확대된다. 그동안 일부 대형 생명보험사에 한해 운영되던 제도가 전면 확산되면서, 은퇴 이후 소득 공백을 겪는 고령층의 노후 자금 활용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3일, 현재 5개 생명보험회사에서만 운영 중인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2026년 1월 2일부터 19개 전체 생명보험사로 확대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동화 대상 계약은 약 60만 건, 가입금액 기준으로는 25조6천억 원 규모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해당 계약을 보유한 소비자에게 24일부터 문자나 카카오톡을 통해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 제공 : 뉴스1 >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종신보험 계약자가 사망 시 지급받도록 설계된 보험금을 생전에 연금 형태로 나눠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과거에 판매된 종신보험과 신규 종신보험 모두 적용 대상이며, 만 55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국민연금 수령 이전이나 은퇴 직후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 제도는 유동화 비율과 기간을 계약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지급 중단과 재신청도 가능해 개인의 재정 상황에 맞춘 유연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대면 고객센터와 영업점에서만 신청이 가능했으나, 지방 거주 계약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비대면 신청도 허용된다. 보험사별로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화상 상담이나 콜센터를 통한 신청이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0일 제도 도입 이후 이달 15일까지 총 1,262건이 신청됐으며, 초년도 지급액 기준 57억5천만 원이 지급됐다. 건당 평균 유동화 금액은 455만8천 원으로, 월 환산 시 약 37만9천 원 수준이다. 신청자의 평균 연령은 65.3세, 평균 유동화 비율은 89.4%, 평균 지급 기간은 7.8년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제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 3월경 월 지급 연금형 상품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연 지급형 상품을 선택한 가입자도 다음 연금 수령 시점부터 월 지급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유동화 금액을 연금이 아닌 헬스케어·요양 서비스와 연계하는 서비스형 상품 출시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치매머니 관리를 위한 신탁 활성화, 치매 관련 보험상품 확대 등 고령사회에 대응한 생활 밀착형 정책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을 단순한 사후 보장 수단이 아닌, 노후 생활을 지탱하는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지속하겠다”며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보험업계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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