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金 Talk]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사춘기 들어선 아이들, 교육 걱정
전진혁 기자
haveto@havetonews.com | 2022-12-16 11:25:11
최근 사랑하는 아내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갑작스럽게 쓰러진 아내는 일어나지 못하고 영영 내 곁을, 그리고 아이들을 두고 눈을 감았다.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했던 사람이기에 너무나도 당황스러웠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그렇게 보내는 게 맞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우리에게는 고등학생과 중학생 아이가 둘 있다. 나도 이렇게 충격이 큰데, 아이들은 오죽하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장례를 치르고, 살림살이 하나하나 아내가 했던 일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평소 살림에는 관심이 없었던 지라,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나도 직장을 다니는 몸이라 일마치고 녹초가 된 상황에서 집안일도 시작해야 했다. 만만치 않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 식사부터 교육까지 하나하나 다시 체크해 보기로 했다. 큰 애야 혼자서도 잘 알아서 하는데 작은 애가 문제다.
애들 엄마한테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남자애라 함부로 얘기하기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아니 솔직히 방법을 모르겠다. 평소 공부하는 것을 싫어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곤 학원을 빠지기 일쑤다.
그런데 엄마가 이렇게 떠났으니, “엄마는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하길 바랄 거야”라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행여나 그걸 핑계로 비뚤어질까 겁부터 난다.
학원 선생님도 이런 부분을 걱정했다. 평소에도 핑계를 대고 숙제도 제대로 하지 않거나, 학원도 빠진 아이인데, 지금 상황에서 잘 못된 부분을 지적하면 더더욱 학원을 등원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그래도 큰 애는 나이가 찼다고 슬픔을 참고 또 참으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항상 우리 막내가 문제지. 어르고 달래도 그 때 뿐이다. 그리고 본인을 믿어 달라고 한다.
정말 나도 믿고 싶다. 애한테 더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왜 나한테만 이런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하루에도 몇 번을 묻고 또 묻지만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누구와 소통해야하고, 또 애들은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 것일까?
방법을 도대체 모르겠다. 이제 날도 너무 춥다. 행여나 애들이 늦으면 이 추위에 어디서 방황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말 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보고 싶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우리 애들 보살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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