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씨! 토로록] 깍두기를 아시나요?

“집단따돌림”의 반대말 아닐까

전진혁 기자

haveto@havetonews.com | 2023-06-06 11:10:33

  1970년대에 태어난 저에게는 아련한 추억들이 참 많습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 후반으로 달려가는 제 동년배들도 많이들 공감하실 것 같은데..

초등학교 오전반 오후반이 있던 그 시절,
점심시간 또는 방과후에 친구들과 삼삼오오 운동장에 모여 많이들 놀았죠.
딱지키기, 비석까기, 얼음땡, 술래잡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오징어게임..

오징어게임의 룰을 살짝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흙바닥에 세모, 네모, 동그라미를 이용해서 오징어 모양으로 선을 긋습니다.
그다음 공격팀과 수비팀을 나누고, 공격팀은 문을 통해 오징어의 머리를 밟아야 하고,
수비팀은 공격팀이 만세통(오징어 머리)을 밟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여튼 뭐 이런식으로 공수교대하여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또한 게임에 중요한 조건 하나.
양팀의 인원이 같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항상 인원이 같을 수가 없었죠.
그날그날 운동장에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게임을 했으니까요.
양팀 합쳐서 짝수인원이 될 때도, 홀수가 될 때도 많았었습니다.

만약, 인원이 홀수가 되어서, 팀을 나눠도 한명이 남는다면..
그 친구를 집으로 돌려보냈을까요?
아뇨.. 절대 그럴 수 없죠. 저희에게는 이 제도가 있었거든요~
바로 “깍두기”
“깍두기”란, 어느 팀에도 속하지 않고 공격 또는 수비를 전담하는 용병을 말합니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친구라면 수비 전담 깍두기로..
왜소하고 힘이 약한 친구라면 공격 전담 깍두기로..

언제부터 시작이고,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야 쟤는 공격 깍두기야” 이런 말들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게임은 단 한 명의 소외없이 모든 친구들과 함께 놀아야 했기 때문이죠.

여전히 학교에는 “왕따”, “은따”, 그리고 학교 폭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피해를 받고 있는 학생은 하루하루를 고통속에서 살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해 학생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괴롭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들어 더욱 아련한 추억의 단어 “깍두기”
“집단따돌림”의 반대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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