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EASY] “투정부릴 상대 있는 것 자체가 가족이자 행복”

절대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후회하지 말라

권일구

news@havetonews.com | 2023-03-14 10:15:50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더 열심히,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한 K씨. 출처=해브투뉴스

 

“누구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이 행복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저는 30대 초반의 4명의 아이를 둔 한 가족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시부모님께 사랑받고 있는 며느리입니다. 지금의 남편은 저와 만나기 전 이혼을 한 상태였고, 저는 미혼모였습니다. 당시 저희는 각각 아이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네 명의 자녀가 있는 다둥이 엄마가 됐네요.

저희는 동갑내기 부부로, 친목을 도모하는 한 카페에서 만나 이렇게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미혼모로 있었던 시절 아이를 입양 보내려 했지만, 저 역시도 원래 가족이 없었던 고아로 자라다 보니 애한테 만큼은 한 명의 가족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키우게 되었습니다. 정말 잘 한 선택이었죠.

저 스스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모자원에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성심 모자원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좋은 선생님과 훌륭한 원장님 덕분에 아이와 저는 힘과 용기를 얻어 세상과 소통하며 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퇴소를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된 것이죠. 모자원에서의 좋은 기운이 이어졌나 봅니다.

더욱이 애 아빠의 아이(둘째)와 제 딸아이(첫째)의 나이터울이 비슷해서 아이들끼리는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10개월 차이. 아빠의 존재를 몰랐던 첫째 아이는 너무도 좋아했습니다. 엄마의 기억을 알고 있는 둘째와는 나름 어려움이 있지만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나 아이가 한번은 겪어야 할 일이니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인연이란 이런 것인가 봅니다. 저는 남편과 사귄지 한 달도 채 안 돼 시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얼떨결에 남편의 가족분들 얼굴을 보고 인사를 하게 됐고, 큰 애가 지금의 애 아빠와 너무도 닮았다며 가족들이 남편에게 추궁했다고 하더군요. “너 사고쳤니?”라고 말이죠. 시댁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인연”이라고 하시면서 인정해 주셨습니다. 물론, 처음엔 서로가 서먹하고 불편함을 겪었지만, 지금은 너무도 잘 챙겨주시고 좋아해 주십니다.

가정이 있으면 이 사람한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혼자는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그런 공간이 있습니다. 둘이 있어도 그럴 텐데 혼자 있으니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습니다. 내가 못하는 것을 이 사람이 해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빈 공간은 서로가 채워주면 됩니다.

큰 아이를 보니 정말 결혼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가족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저는 가족이 아무도 없는데, 아빠가 생기면서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등 가족이라는 개념이 생겼습니다. 시설에 있었을 때를 회상해 보면, 명절만 되면 그들은 가족을 만나러 떠났습니다. 덩그러니 남아 있는 저와 딸아이는 고작 박물관에 들러 구경만 하는 게 다였습니다. 정말 쓸쓸했습니다.

현재 저희 부부는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초등학생인 첫째와 둘째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서울보다는 시골생활이 더 맞는 것 같다며 오히려 더 크면 서울로 오겠다고 합니다. 저희는 큰 애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더욱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과거에 얽매이지 말았으면 합니다. 한 번의 실패 때문에 무섭고 두려워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또 실패하고 상처받을까봐 만남을 회피합니다. 사람을 만나던 만나지 않던 간에 선택은 당사자의 몫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후회는 하지 말라는 충고입니다.

저는 가족이 없었고, 그래서 가족이 더 절실했습니다. 갑자기 생긴 대가족은 저에게 버겁긴 했습니다. 그래도 가족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선택에 있어서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투정도 부릴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 정말 행복합니다. (K씨. 여 34세) 

[ⓒ 해브투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