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金 Talk] “한 번쯤은 생각 좀 하자고요”

‘김여사’ 듣기 싫다...운전매너 꼭 지킵시다

권일구

news@havetonews.com | 2022-12-30 10:12:46

  빽빽하게 일렬 주차한 차량 덕분에 아주 힘든 하루를 보냈다. 출처=해브투뉴스

 

다른 부분을 떠나 최근 남편의 빈자리가 생각난 적이 있었다. 힘을 써야 할 때 말이다. 최근 무섭게 추운 날씨와 함께 눈이 많이 내리면서 주차에 적지 않은 신경이 쓰이고 있다. 부모님 덕분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유치원에 보내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그래도 급한 일이 생기면 근무지에서 달려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운전을 못하는 ‘김여사’라는 용어가 듣기 싫어 주차를 할 때나 운전을 할 때 아주 조심하는 스타일이다. 적어도 남들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서다. 그나마 겨울철은 길이 미끄러워 어지간하면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다.

전국에 폭설이 내렸던 얼마 전, 아이가 아파 급하게 차를 사용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랴부랴 짐을 꾸려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가 너무도 깜짝 놀라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눈을 피해 주차장으로 들어 온 차량들로 얽히고설킨 덕에 아수라장도 이런 아수라장이 없었다.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도대체 차를 어떻게 빼라는 말인가”

다들 알겠지만, 주차장 바닥은 코팅이 되어 있어서 물기가 닿으면 미끄럽다. 일렬로 주차된 차량을 밀어 내 차를 빼야하는데 바닥이 미끄러우니 차들을 밀리지도 않는다. 더 황당한 것은 적어도 한 대 정도의 공간을 남겨놔야 차를 한 대씩 밀면서 주차된 차량을 뺄 수 있는데 이건 그런 공간조차도 없다.

가뜩이나 외소한 체격이라 무거운 차량을 미는 것도 힘들었지만, 맨 끝 차량은 아예 바퀴까지 꺾어 놓아 이건 말 그대로 ‘진퇴양난’ 이었다. 어쩔 수 없이 경비 아저씨 두 분의 도움으로 차를 밀고 빼고를 수십 번 반복해 겨우 탈출 할 수 있었다.

겨울철 내 차도 소중하겠지만, 남의 차를 뺄 수 있게 적어도 한 번쯤은 생각해야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이건 남자라도 쉽게 빼지 못했을 상황인 것이다. 경비 아저씨조차도 혀를 찰 정도니 말이다.
  여성이 밀기에는 너무도 무거운 차량들 출처=해브투뉴스

 

이런 상황에서 한 어머니는 자기도 차를 빼야한다면서 기왕 움직이는 거 자신의 앞차만 빼달라고 한다. 그래서 말씀드렸다. “아주머니, 저도 힘들어요. 그쪽은 앞차만 살짝 밀면 나가실 수 있으시잖아요”라고 말이다. 이 분 말씀이 더 가관이다. “저는 차에 이미 앉아서요”

화가 치밀었지만, 아이들 생각에 한번 참고 대신 차를 밀어 공간 확보를 해드렸다. 이 분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가만 보니 앞 차는 엄청난 먼지로 뒤덮여 있어 손대기 싫어나 보다.

“여긴 좌회전 전용 차선입니다”

차를 빼고 얼마안가 좌회전 차선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그런데 뒤에서 빵빵!
한 여성분이 운전하는 차였다. 우측 차선으로 빼더니 창문을 열면서 나에게 대뜸 “왜 안가세요”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여기 자회전 차선이거든요”
오늘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도대체 사람들은 자기만 편한대로 운전하면 다 인가? 차선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운전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김여사’ 소리를 듣는 것인데, 그 여성분은 자신이 무엇을 잘 못했는지 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
  눈으로 가득한 도로 모습 출처=해브투뉴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은 차량은 보유 중이라는 통계를 읽었다. 차량의 등록대수가 증가 할수록 남을 배려하는 운전 매너와 주차매너도 함께 상승하면 좋겠다. 나는 더 이상 ‘김여사’가 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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