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EASY] “아이와 앞날을 위해 힘차게 내딛을 것”

모자원에서의 마지막 봄, “항상 감사합니다”

이경희

news@havetonews.com | 2023-04-21 10:05:28

  성심모자원 내부 시설 모습. 출처=해브투뉴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4계절을 보내니 1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고, 또다시 새로운 한해의 시작인 봄이 찾아왔습니다. 저에게 있어 올해의 봄은 모자원에서 맞이하게 되는 세 번째 봄입니다. 매년 늘 찾아오는 봄이지만 올해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번 봄이 모자원에서 보내는 마지막 봄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이치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모든 생물의 싹을 틔우며 열매를 맺기 위해 준비를 하듯이 모자원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아이와 함께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지난 2021년 봄은 제가 아이와 함께 모자원에 입주를 하던 해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다른 미혼모 시설에서 만기로 퇴소준비를 해야 했던 시기였고, 아이와 두 번째로 맞이하게 된 시설이라 대략 모자원이 어떠한 곳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자원이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시설 도움을 떠나 나 혼자 스스로 해결 해야한다는 불안감, 잘 살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될지 걱정을 했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걱정과 다르게 저는 모자원에서 참으로 많은 걸 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륜 원동기 면허도 취득하고, 몇 개월 후에는 원장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요양보호사를 준비하여 요양보호사 자격을 갖추게 됐습니다. 물론, 그 과정 중에 아이의 어린이집 여름방학과 수업 일정이 겹친 적도 있었지만,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여 아이를 맡기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감사하게도 모자원 과장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지금 제가 준비해놓은 것들이 자립 후에 저와 아이에게 더 밝은 미래를 선서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뜀틀을 뛰기 위해 힘차게 발판을 내딛듯이 지금 저와 아이는 그 발판을 내딛고 앞날을 준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모자원에서의 생활은 저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단순히 의식주 해결만이 아닌 한부모 가정으로서 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나가야 할 책임과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아이와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주신 하나님께 또 항상 아이와 엄마들의 편에서 여러모로 도와주신 원장님과 매일 아침 잘 잤냐며 저와 아이의 안부를 챙기시는 사무국장님 저희 고충을 덜어주시려고 애쓰신 과장님, 시설 내 깨끗한 환경을 위해 밝은 미소로 수고하시는 관리사 선생님, 아이들과 엄마에게 필요 한 것이 무엇인지 체크 해주시고 항상 한가득 후원품을 챙겨 주시는 대리님, 그 밖에 개인으로서 기관으로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시는 후원자분들과 이밖에 모자원에서 생활하는 모든 생활인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고, 힘내시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성심 모자원 입소자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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